마지막 잎새를 지우는 섣달
장지원
거북이걸음도
토끼 걸음도 아닌 것이
내 곁을 차고
해 떨어지는 벼랑 끝에서 어슬렁거리는 섣달
숱한 날
제 몸에 이는 바람에도
만신창이가 되어
가던 걸음 멈춰 놓고 무슨 작별이라도 하려는 가
어제 같은 날이
며칠을 남겨두고
숨통 조이는 게
술 취한 망나니 같아
마지막 한 잎까지 싹 쓸고 그제야 사라지겠지
시절이 서러운데도
가던 길 이어 가기 위해
새 달력 걸어
오는 세월을 불러 본다
201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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