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라디오
동네 라디오 老波 장지원 초등학교 3학년인 원이는 학교에 갔다 집엘 온다. 겨울 날씨가 땅 거죽을 꾸둑꾸둑 얼리고 있는 오후 한나절 햇살은 여전히 따스하다. 동네 사람들이 사랑방에 한 방 가득 모여 있었다. 작은 방에다 책보를 던지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부엌 한구석에는 큰 물독이 자리하고 있다. 또 한쪽에는 갈비가 쌓여 있고, 장작도 몇 아름은 되어 보인다. 늘 어머니는 내게 땔감을 부엌에다 비축하기를 이야기하셨다. 어머니의 일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 같은 부탁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즐거운 일이었다. 나무를 나르면서도 가지런히 쌓는 것이 내 욕심이었고, 그런 나 자신이 누군가의 칭찬을 듣기를 기대했지만, 번번이 모두 그냥 지나치기가 일쑤다. 부엌엔 온기가 없이 상당히 추웠다. 점심을 먹고 그냥 덮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