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는 날
장지원
첫눈이 내린다
두 손 깊숙이 찔러 넣고 걷는다
눈송이가 바람에 흩어지니
첫눈에 묻지 못하는 그리움이 고개를 든다
자국도 남기지 못하게
눈만 쓸어가는 바람이 야속하다
굴레를 벗어나
생각은 타래실 같이 헝클린다
첫눈은
누굴 위해 내릴까
왜 내릴까
상념들이 눈송이보다 더 빠르게 흩어진다
따스한 햇살 아래 피는 하얀 목화송이처럼
가슴 시리게 하는 그리움마저 흩어도
파랗게 자라는 생각까지
쓸어가지 못하기에
나에게
첫눈은 특별하다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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