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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첫눈 내리는 날/시 장지원

노파 2017. 11. 24. 06:29

첫눈 내리는 날

장지원

 

 

첫눈이 내린다

 

두 손 깊숙이 찔러 넣고 걷는다

 

눈송이가 바람에 흩어지니

첫눈에 묻지 못하는 그리움이 고개를 든다

 

자국도 남기지 못하게

눈만 쓸어가는 바람이 야속하다

 

굴레를 벗어나

생각은 타래실 같이 헝클린다

 

첫눈은

누굴 위해 내릴까

왜 내릴까

상념들이 눈송이보다 더 빠르게 흩어진다

 

따스한 햇살 아래 피는 하얀 목화송이처럼

가슴 시리게 하는 그리움마저 흩어도

파랗게 자라는 생각까지

쓸어가지 못하기에

나에게

첫눈은 특별하다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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