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장지원 상강霜降에 얼어붙는 가슴으로 보름을 걸어 입동立冬이란 동네에서 마흔닷 세, 길고 긴 겨울 동지冬至에 숨은 설화說話 같은 이야기 무심코 대지를 오가는 바람 예고 없이 닥치는 때 얼어붙어 흐르지 않는 강 그래도 지체할 수 없는 순례자의 길 이 길에서 맞닥뜨리는 낯선 이야기들 처마 끝 푸른 창살에 갇혀 시련이 이만할 때 누굴 탓하랴, 세월이 던져주는 덕석이라도 입어야 하나 싸락눈 흩뿌리는 날 함박눈 내려 보이지 않는 날 긴 밤을 잘라 낮의 길이를 늘여주는 때 한갓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아 한 날을 기다리는 기도가, 한 때를 지목하겠지.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