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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낙엽에 편지를 쓰지 않을래요/시 장지원

노파 2024. 10. 18. 00:03

 

낙엽에 편지를 쓰지 않을래요

장지원

 

 

당신의 사랑이

아직도 가슴에서

유월의 태양처럼 녹아내리는데

시월의 길에서

마지막 낙엽처럼 떠난 사람

오늘따라 크게도 보이는 달

야심한 밤

별빛이 차가운 이슬이 되기까지

은하의 강을 건너는 당신의 그림자

산사의 풍경소리

성당의 종소리

첨탑의 붉은 십자가 앞에서 언약의 손 놓아야 하는 시간

가을처럼 왔다 낙엽처럼 떠나는

당신이 싫어

이 가을엔 낙엽에 편지를 쓰지 않을래요.

 

202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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