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의 시간 여행
장지원
무심히 낙엽을 지우는 에덴의 가을¹
그 동산에 누군가 서 있어
세월은 흘러도 잊을 수 없는
그 가을이 쓸쓸하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보는 느보산의 가을²
그 먼 길 걸어 누군가 서 있네
가을에 떠나는 사람
이제 더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는 날
한 잎의 낙엽처럼 져야 하는 갈바리의 가을³
거친 십자가에 가을이 깊어
차갑게 한 잎 쓸어 가는 바람
내 가슴에 서늘한 그림자 지우더니 석양조차 얼굴을 가리더라
가을이 짙어오던 그날
고움도 깊음도 없이
서럽게 차오르는 가을
바람은 ⁴또 하나의 가을을 흔들어댄다.
<노트>
에덴의 가을¹: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그들이 그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창3:7-8).
느보산의 가을²: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느보산에 올라가 여리고 맞은편 비스가 산꼭대기에 이르매 여호와께서 길르앗, 온 땅을 단까지 보이시고 또 온 납달리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땅과 서해까지의 유다 온 땅과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 평지를 소알까지 보이시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하시매
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벳브올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골짜기에 장사 되었고,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신34:1-7).
갈바리의 가을³: 제구 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거기 섰던 자 중 어떤 이들이 듣고 이르되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른다. 하고 그중의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 하거늘 그 남은 사람들이 이르되 가만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원하나 보자. 하더라. 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니라(마27:46-50).
⁴또 하나의 가을.: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사42:1-3).
202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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