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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총각무밭에서/시 장지원

노파 2024. 9. 26. 00:03

 

총각무밭에서

장지원

 

 

8월의 늦더위가 모두의 애 간을 말린다

오후 3시 기온이 30℃

늦을세라 총각무 씨를 심었다

물을 주어야 싹이 틀 것 같아

100m 거리 수로에서 물을 긷다

나도 모르게 ‘아이고 더워 죽겠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땅속에 무씨앗이 ‘죽을 일을 왜 하느냐?’ 하는 소리……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이건 아닌데’

살자고 더위를 무릅쓰고 물을 주면서 무슨 소리……

‘아이고, 살아야겠다.’ 얼른 말을 고쳤더니

살자고 하는 것도 쉬운 일 아닌데

총각무 씨앗은 잘 싹 틔워 줄까?

살면서

좋은 일도 나누고

힘든 일도 나누면서

둥 개 등 개 살다 보면

어느 안전案前이라

철나자, 입버릇도 다듬어지겠지.

 

202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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