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땅으로 다가오는 길
장지원
갈 수 있다면
고무된 길에서
꿈을 꾸리라
하나의 하늘이어서 좋다
같은 강산이어서 좋다
기회는 땅으로 다가오는 길
생소하지 않은 길
이 길은 동심을 깨워
잔잔히 흐르는 시내, 돌다리 건너던 길
멱 감다, 배고프면 찔레 순 꺾어 먹던 풀꽃 피는 길
봄이 오나 싶으면
복숭아 꽃
살구꽃
진달래 활짝 피던 길
버들가지 꺾어 피리 불던 때
그 어릴 때가 흑백 사진 속에서 여태껏 졸고 있는 길
철철이 불어오는 바람도
유유히 흘러오는 강물도 무심하던 세월
가슴에 맺힌 한 까지 이제 알아버렸으니
원망도 말자
미워하지도 말자
분단의 그 세월을 내려놓자
곰삭아 허물어지는 휴전선을 보면서 마른 가슴에 찾아오는 봄
우리가 더 이상 졸지만 않는다면
일그러진 세월
땀나도록 비벼 보자
사람 냄새로 바뀌는 그 날을 위하여
20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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