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빈 곡간
장지원
여유를 부리기 위해
시인은 글을 쓰지 않는다
한 편의 시를 쓴 후
지나치는 바람으로 가슴을 쓸어 보지만
바닥이 없어서인지
머물러 주지 않은 빈 공간이 더 크다
생각이 차면 비워내기 바쁘다 보니
밤도 덤비지 않는 고독한 시간
내일의 절박함도 없이
시인의 삶은 먼 수평선 넘어 망망대해라도 자유롭다
마음이 무거울 때면 세파에 던져버리고
가슴이 벅차면 홀씨처럼 하늘에 날려
머리카락까지 풀어
가슴으로 쓰는 시
텅 빈 시인의 마음은 늘 껄떡하다
2018.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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