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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시인의 빈 곡간/시 장지원

노파 2018. 5. 2. 06:39

시인의 빈 곡간

장지원

 

 

여유를 부리기 위해

시인은 글을 쓰지 않는다

 

한 편의 시를 쓴 후

지나치는 바람으로 가슴을 쓸어 보지만

바닥이 없어서인지

머물러 주지 않은 빈 공간이 더 크다

 

생각이 차면 비워내기 바쁘다 보니

밤도 덤비지 않는 고독한 시간

내일의 절박함도 없이

시인의 삶은 먼 수평선 넘어 망망대해라도 자유롭다

 

마음이 무거울 때면 세파에 던져버리고

가슴이 벅차면 홀씨처럼 하늘에 날려

머리카락까지 풀어

가슴으로 쓰는 시

텅 빈 시인의 마음은 늘 껄떡하다

 

2018.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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