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 말의 묵언
장지원
그 흔한 대화중에서
자식에게는 그 부모의 흠이나 허물됨을 말 하지 않는 게 좋다
부모에게는 그 자식의 모남이나 비행을 이야기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미 땅 속에 묻힌 부모라면 이는 부관참시(剖棺斬屍)를 운운하는 말이요
출가해 부모 곁을 떠났어도 늙은이의 수족을 결박하는 말이다
말은 유령 같아
상대의 마음을 흔드는 재주가 있지만
들으면 머리에 돌기가 서기도 하는 게 말이다
그래서 말은 꼬리가 있어서 늘어놓으면 밟히게 되어 있다
말은 되도록 적게 하고, 생각을 많이 해, 말 수를 줄이면 좋다
말의 실수가 없는 사람은 태산처럼 큰 사람이다
말의 실수를 달고 사는 사람은 자잘 구리한 사람이다
술 한 잔 먹었다고, 기분대로, 남의 심성을 건드리지 마라
마음의 울분이 쌓이고, 가슴에 한이 맺혔다고 해서 이웃 마음 다치지 마라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다
‘좋은 말은 은쟁반에 금사과’라 했다
‘말 한마디로 천 양 빚도 갚는다.’는 속담도 있다
가려 쓰기 어려우면
그 흔한 말 중에서 ‘침묵은 금이라’ 했으니 시간의 자갈을 물고 묵언하라
2018.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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