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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허닥이 쓰이는 날들/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8. 4. 20. 07:04

허닥이 쓰이는 날들

老波 장지원

 

 

세월이 빨리 간다 했더니

싹부터 키우는 시절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일 뿐

고달픈 심성을 건드리는 악 일 뿐

 

보기 좋은 나무

꽃눈이 많은 가지라도

땅 심은

하늘이 먹여줘야 한다.’고 에둘러 아끼는 말

 

하루가 멀다고 무너지는 모래성

두려움에 잠까지 설쳐야 하는 곤한 길

 

터지면, 막기 바쁘다

세면, 땜질하기도 바쁠 때

시간의 줄을 타고 궁색한 공간의 미로를 찾기에 바쁜 병든 시절

그러는 사이, 행복해야할 날들이 허닥이 쓰이는 게 이뿐이랴

 

철옹성에 쌓인 거짓된 인성 앞에서

장담하지 마라.

때를 알고

시를 알고

철나면

천심도 땅 심에게 무슨 연유를 묻겠나. 싶으이.

 

*허닥이 : ‘허닥하다는 본디 말 : 헐어서 쓰기 시작하다.

 

2018.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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