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닥이 쓰이는 날들
老波 장지원
세월이 빨리 간다 했더니
싹부터 키우는 시절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 일 뿐
고달픈 심성을 건드리는 악 일 뿐
보기 좋은 나무
꽃눈이 많은 가지라도
땅 심은
‘하늘이 먹여줘야 한다.’고 에둘러 아끼는 말
하루가 멀다고 무너지는 모래성
두려움에 잠까지 설쳐야 하는 곤한 길
터지면, 막기 바쁘다
세면, 땜질하기도 바쁠 때
시간의 줄을 타고 궁색한 공간의 미로를 찾기에 바쁜 병든 시절
그러는 사이, 행복해야할 날들이 허닥이 쓰이는 게 이뿐이랴
철옹성에 쌓인 거짓된 인성 앞에서
장담하지 마라.
때를 알고
시를 알고
철나면
천심도 땅 심에게 무슨 연유를 묻겠나. 싶으이.
*허닥이 : ‘허닥하다’는 본디 말 : 헐어서 쓰기 시작하다.
2018.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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