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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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들불/시 장지원

노파 2018. 4. 24. 06:39

들불

장지원

 

 

내 삶의 아름다운 날을 모아

달력에 표시 하면

불꽃 일듯

공간의 아름다움을 빛살이 채워준다

작은 일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들불처럼 번지는 행복

 

두어 가지의 우치(愚痴)한 면을 살펴보면

불나비처럼 사르고 싶은 순간이

불행의 시작이라는 것을 모를 때 있다

 

내 삶을 좀먹는 시간

쉼 없이 갉아먹으면서도 졸지 않는 괴물

내 삶을 지워가는 날들

하루를 잘라 난도질을 해놓고도 내일 들이대는 날선 칼

무치(無恥)한 시절이 내 운명의 끈을 쥐고 놀이를 하고 있음이다

 

내 삶의 멋진 날들이

먼 지평선 넘어

활활 타는 들불이 되고프다

내 운명의 장난을 깔끔이 사르는 들불이 되고프다

 

*우치(愚痴) : 매우 어리석고 못남. / 무치(無恥) : 부끄럼이 없다.

 

2018.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