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의 사월
장지원
들불이 쓸고 간 자리
비가 적셔주면
초록으로 옷 갈아입어
모두를 손짓 하여
시련을 잊고 번식하고 생육 하는 게
사바나의 세상이다
어디를 봐도 보이지 않는 곡간
약육강식의 비틀림
쉼 없이 포호 하는 자연의 울부짖음
밤을 밀어 여명의 쳇바퀴를 돌려보지만
산과 들에도
호수와 강에도
끝없이 위험이 도사린다. 현실이 사바나의 원형이다
이 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한 발 들려놓으면 빠져 나갈 수 없는 수렁
사바나의 함정이다
위험을 느끼면 이미 늦었다
허우적거릴수록 더 침몰 하는 사월의 잔인함
사바나의 사월은
그 원형을 회복하기 위해 얼마나 더 긴 세월을 혼자 아파해야 하나
20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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