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으면 안 되는 삶
장지원
미치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이 길다
바람은
뜰의 가장자리를 돌다
마당 한가운데로 나와
빈정상해 미친 광대가 된 게다
무엇에 미치는 게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미치는 게다
자작시에 곡을 지어 부르는 그의 노래는 세월을 이어가는 징검다리일 게다
시절을 비켜 세월을 한유하는 시인의 아라리일 게다
글 꾼이 글에 미쳤다면 좋으련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
그 날 수가 길고, 깊다보니 계절도 나를 보고만 있는 게다
그것도 그럴 만 한 게 있다
오롯이 미치는 순간만큼은 내 삶의 숨통을 열어주니까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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