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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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눈에 묻힌 월정사/시 장지원

노파 2017. 12. 20. 05:58

눈에 묻힌 월정사

장지원

 

 

눈 속

월정사의 밤이 길다

겨울 이야기를 들려주다

찬바람 눈시울 쓸어가는 줄 모르는 노승의 입가에

말 없는 세월이

은하의 강이 되어 흐른다

상고대 명료히 피우는 월정사

달빛 덮어

쉬고 싶은데

비로봉을 오르라. 등 떠미는 부타

지난 가을 비로봉 오르던, 그 길

훤칠한 체격의 자작나무가 오대산의 밤을 지켜준다

상봉이 지척인데

은은히 들려오는 풍경소리

세풍에 그을린 마음을 씻어 내린다

 

2017.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