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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세모歲暮의 모서리를 걷는 풍경/시 장지원

노파 2017. 12. 21. 06:05

세모歲暮의 모서리를 걷는 풍경

장지원

 

 

세모를 걷는 마음이 고르지 못함이, 웬일일까!

 

묵은 삯을 받으러

온 종일 발품 팔아보지만

손 안에 식은 땀 뿐

어깨를 누르는 섣달 공기조차 무겁다

 

짧은 하루를 살다

투신 한 붉은 바다

달빛마저 숨은 밤이 두렵고 무섭다

상처 난 가슴 소독 하는 시간

볼멘소리도 들어줄 사람이 없어 내뱉지 못하는 가슴이 더 아프다

 

방앗간도 아닌 이곳

한 방울의 이슬이 필요해 앉은 사람들

흐느적거리는 마음을 쓸어 올리다

마른 눈물로 가슴을 씻어 내린다

 

겨울이 비워 간 대지만큼

황량하다 못해

세모의 모서리를 걷는 발길이 무겁다

 

2017.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