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아름다움
장지원
부아가 치밀어 나목의 속이 썩던 날
아침에 편치 않던 마음
편할 날 없는 삶
똑같은 이야기로 지겹게도 팔아대는 시절
요리조리 둘러치다 세상만사 망칠라
이 땅에 누군가 파 놓은 웅덩이
누구 빠질지 그대만 모르는 것 같아
낮에 모른 일도 밤이 이르고
밤에 모른 일도 낮이 고하는 세상
이리저리 걸려 한꺼번에 무너질 악연
우리 삶도
머리에도 차갑게 여백을 두고
가슴엔 따뜻한 여백을 두어
지친 세파도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보는 게 좋을 듯하다.
2024.12.18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레의 겨울 이야기/시 장지원 (0) | 2024.12.23 |
---|---|
세모에 부는 바람의 길/시 장지원 (0) | 2024.12.20 |
가을날의 초상肖像/시 장지원 (0) | 2024.12.18 |
겨울의 숨은 이야기들/시 장지원 (0) | 2024.12.17 |
점 하나/시 장지원 (0) | 2024.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