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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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여백의 아름다움/시 장지원

노파 2024. 12. 19. 00:02

 

여백의 아름다움

장지원

 

 

부아가 치밀어 나목의 속이 썩던 날

 

아침에 편치 않던 마음

편할 날 없는 삶

똑같은 이야기로 지겹게도 팔아대는 시절

 

요리조리 둘러치다 세상만사 망칠라

 

이 땅에 누군가 파 놓은 웅덩이

누구 빠질지 그대만 모르는 것 같아

낮에 모른 일도 밤이 이르고

밤에 모른 일도 낮이 고하는 세상

 

이리저리 걸려 한꺼번에 무너질 악연

 

우리 삶도

머리에도 차갑게 여백을 두고

가슴엔 따뜻한 여백을 두어

 

지친 세파도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보는 게 좋을 듯하다.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