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하나
장지원
검은 점 하나 찍어놓고
자투리 시간까지 긁어모아 몰방하는 사람들
짧기만 한 동짓달의 하루
해도 자취 없이 가든 길
달도 흔적 없이 가든 길
수많은 별만이 웅기 중기 앉아 해마무리 하다 흘린 눈물이 은하가 되던 날
검은 점 하나 찍어놓고 어둠을 즐기는지
기막히도록 까만 밤
줄줄이 이어 붙이는 검은 점들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은하의 강이라도 바싹 마르지 않겠나?
아!
못난 세월의 파수꾼이 되어
사관의 붓끝에서 떨어지는 시커먼 먹물 한 방울이 감당이 안 되는 날
어이없이 돌아가는 맷돌 소리
별들의 눈물이 그 위에 쏟아진들 점 하나 지울 수 있을까?
까만 점 하나 찍어놓고 세상이 제 것이라 하는구나.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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