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을 높이 들라 깃발을 높이 들라 老波 이제는 가야 한다. 쉬지 말고 가야 한다. 고지가 보인다. 깃발을 높이 들라 주춤하면 오금이 저리다. 움츠리면 가슴이 터진다 팔도로 가는 길은 오직 한 길 뿐이다 목련이 곱게 피던 길 우리 함께 손잡고 걸어 온 길 높은 산 푸른 숲 넓은 강 맑은 물도 백두대간은 알고 있다. 모두.. 홈 2011.06.17
삿갓 쓰고 가는 길 삿갓 쓰고 가는 길 老波 한 방울의 이슬을 붓 끝에 찍어 한 자를 쓰라하면 심(心) 자를 쓰고 시인은 삿갓을 쓰고 한 방울의 이슬을 또 찾아 외로운 길을 나선다. 도시의 빌딩 숲을 지나는 삿갓 아래 매캐한 냄새만이 바람에 날릴 뿐 동공을 적시지 못 하는 가슴에 안질이 돋는다. 산사(山寺) 낙수받이에 .. 홈 2011.06.07
벗이 몇인가 벗이 몇인가 老波 푸른 산허리 돌아갈 때 새들도 연한 부리 세워 저마다 맑은 골짜기를 기경 한다. 햇살은 녹음 사이 점점이 바쳐서 들어내는 진주 같은 얼굴 바람은 모시적삼 곱게 입혀준다. 빈 공간 흔들어 채우다 능선에 걸터앉아 음미하는 상큼한 계절의 맛 대가(對價)없이 벗 삼아 널 품는다. 내게 .. 홈 2011.06.01
임의 침묵 임의 침묵 老波 말이 없습니다. 온갖 풍상 겪으면서도 임은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아픈 날 지내놓고 가던 길 멈출 수 없어 외롭고 혹독한 길을 홀로 걷습니다. 숫한 날 묵이 흐르는 강물에 손발을 담그며 한 몸 맡깁니다. 홀연히 하늘의 바람이 만휘군상(萬彙群象)에 불어오는 그 날 탈각(脫殼)하는 수.. 홈 201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