己未年 그때 그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장지원
아우내 장터를 찾은 것은 현실에 급급한 나에게 또 다른 그때의 메시지를 기억 속에서나마 더듬어 보자는 그것이 여행하게 된 동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천안 요금소를 나와 국도를 택한 의미는 생각할 수 없는 시골하고도 시골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곳 그 시대 속으로 여행하기 위해서이다.
전형적인 시골 면 소재지였고 무싯날이어서 문 닫은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고 인적이 적막하기만 했다. 한 노인을 붙들고 1919년 기미년 3월1일 그때의 일을 물으니 그도 들은 이야기라며 그날이 아우내의 장날이었다고 했으니,
그 들의 작은 삶의 터전에서 붉은 피로, 불을 놓고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도전하는 것이 아닌가. 많은 그때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이 사뭇 아쉬웠다.
짐작하여, 그 당시 유관순 열사가 마을 사람들을 모아 함께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고 목이 터지라고 대한의 독립을 외치던 그곳 그 장소에 선 것이다. 86년 전 기미년 3월1일 감동의 그날을 생각하며 일제의 잔인한 총부리에 선혈이 낭자했을 그곳이 바로, 이 장터다. 그때의 함성은 들리지 않고 무심코 지나는 사람들 요란하게 오가는 경운기 소음만이 그날을 대신하는 것 같았다. 역사의 중요한 장을 우리가 너무 빠르게 잊고 사는 것 같아서 또 하나의 망각이 빚어낸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생각에 현실로 발길을 옮겨본다.
1919년 3월1일 기미 독립 만세 사건으로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숭고하고 갸륵한 뜻을 받들고자 하는 애국심은 전국으로 확산하였다. 그로 인하여 일제는 미치광이처럼 민족의 희생을 노적가리처럼 쌓아야 했던 그들이 야욕을 불태우고 있을 때, 1921년 1월 21일 고종황제가 원인 모르게 승하하게 되므로 조선은 용광로처럼 독립의 열기, 봉화를 집히는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게 되었고 이는 국내외적으로 독립에 대한 의논이 조직화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수많은 젊은 기수들이 결사대를 조직하게 되며 독립의 그날이 한발 한발 다가오고 있었다.
일본의 야욕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일본의 패망은 곧 하나님의 축복으로 조선 땅이 그토록 원하던 독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감동적인 순간인가?
우리 교회 안에도 일제 치하 아래 수많은 애환이 있음을 잊을 수 없으니 최태현 목사님이시다. 교회의 문을 닫을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과 믿음이 불러온 순교가 아닌가? 86년이 지난 오늘 우리 교회는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며 자축이라도 해야 한다. 기념관을 지어 자랑할 수 있는 것인지? 인간의 이심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순고한 순교의 정신이 교회의 초석이 되어야 하겠다. 우리는 2004년 2월 14일 현대 재림교회의 고질적인 이기주의가 불러온 또 하나의 희생을 목격하였다. 얼마나 애통해하며 비통한 안식일을 보내었는가?
신계훈 목사님 이름 앞에 고자를 붙이기조차 민망스럽다. 나는 한때 그분에 대해 원망도 해 보았다. 지금에 와서는 적나라하게 옷을 벗고 있는 한국 재림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이기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밀실 정치, 우리가 모두 그분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댄 자객이라 생각하니 먼저는 송구하고 가슴이 떨려온다. 회개와 반성의 수위를 높여야 우리는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미련함의 위험 수위가 극도 달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크다.
86년 전 기미년 3월1일 그 장터의 함성이 이 땅과 우리 교회에 되살아나서는 안 된다.
고 신계훈 목사님의 유언과 같이, 희생을 요구하는 개인 이기주의 와 집단이기주의는 이제 우리 재림교회 안에서 개인은 물론이요. 교회, 기관, 목회 현장 어디서든지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성도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하다.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방조해서는 안 된다.
돌아오는 길의 독립기념관에 드렸더니 1919년 3월1일 그때 그날의 함성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피를 뿌리는 함성은 기념관이나 박물관의 전용물이 되어야만 한다.
만나면 좋은 이웃, 우주에 자랑할 수 있는 좋은 교회, 나와 내 후손들이 사랑을 나누며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여기 있다.
2004.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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