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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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생쥐, 씻나락 까먹는 소리/시 장지원

노파 2024. 8. 23. 04:27

 

생쥐, 씻나락 까먹는 소리

장지원

 

 

제아무리 떠들어대도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만 못하고

제아무리 설쳐 대도

입에 맞은 라면 한 그릇만 못 하고

제아무리 씨불여대도

생쥐, 씻나락 까먹는 소리 아니겠나

 

시간은 소리 없이 가고

세월은 말없이 흘러가고

신은 못 본 체하니

꼴뚜기 망둥이 미꾸라지까지 다 뛰니 어물전 망신이라

 

소 잡아 잔치하려 말고

네, 스스로 제물이 되어

허망한 가슴들 달래 보려무나, 감동하겠지

네, 허비한 세월의 값이 얼마인지 알기나 하나

네, 태어난 날이 원망스럽고, 민망하구나.

 

202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