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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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비우면 가벼운걸/시 장지원

노파 2024. 8. 21. 04:32

 

비우면 가벼운걸

장지원

 

 

무겁게 보이는 여름의 하늘

한바탕 비 쏟고 나면

잠자리도 가볍게 날 수 있는 하늘

 

비움에도

무의미함이 있는가 하면

때에 따라 유의미함도 있어

간과할 수 없는 일

‘넘치기보다 조금 모자라는 게 낫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사람들의 삶을 역설적으로 논하는 대목이다.

 

똥배도 비우고 나면 가볍고 후련한데

꼬인 머리 비우고

상한 마음 비우고

손을 가지런히 하면

한결 가벼워

먹어도 안 먹은 듯, 안 먹어도 먹은 듯하여

삶의 진수를 꿰는

소박한 일상 아니겠는가?

 

2024.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