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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빈 들에 남겨진 꽃/시 장지원

노파 2023. 1. 26. 04:40

 

빈 들에 남겨진 꽃

장지원

 

 

오가는 계절 사이

사무치던 시간 들도

차가운 구름 되어 떠나던 날

눈물은 빈 들에 하얀 서릿발 세우더라

 

철없던 시절의 꿈이라도

늘 뜨거웠던 가슴

일상에서 피어나던 꽃이었기에

가을이 가고 빈 들녘에 남겨진 꽃대

지난 세월을 밀어내는 날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같이

세월에 부딪히고 깨어지면서도

미련 때문에 숫 한 날을 보내보지만

하얗게 부서지는 그리움은

내 영혼만이 피워야 하는 숙명의 꽃인가요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