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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겨울 속에 휴일 풍경/시 장지원

노파 2023. 1. 30. 04:40

 

겨울 속에 휴일 풍경

장지원

 

 

겨울이라는 걸 잊은 채

가슴 풀어헤치고 다가오는 햇살

예정에도 없이

졸던 잠을 깨울 테면

바닥난 항아리처럼 공허하다.

벽시계조차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니

빨랫줄에서 얼다 마르기를 반복하는 동태 같아

촉이 흐려진 듯

전형적인 휴일 증상이다

집집이 사람마다 안테나를 접었으니

바람 소리만이 잡스러운 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했다

월요일은 전화도, 카톡도, 이메일도 각 채널을 통해 불이 나겠지

햇살은 여전히 삭풍 사이를 헤집고 다가와

휴일을 책임이라도 지듯이 따스하다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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