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에 휴일 풍경
장지원
겨울이라는 걸 잊은 채
가슴 풀어헤치고 다가오는 햇살
예정에도 없이
졸던 잠을 깨울 테면
바닥난 항아리처럼 공허하다.
벽시계조차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니
빨랫줄에서 얼다 마르기를 반복하는 동태 같아
촉이 흐려진 듯
전형적인 휴일 증상이다
집집이 사람마다 안테나를 접었으니
바람 소리만이 잡스러운 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했다
월요일은 전화도, 카톡도, 이메일도 각 채널을 통해 불이 나겠지
햇살은 여전히 삭풍 사이를 헤집고 다가와
휴일을 책임이라도 지듯이 따스하다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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