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국도國道
장지원
등 굽은 백두대간 따라
한 많은 세월을 달려 온 5번 국도
허리 받쳐주는 소백산 죽령
길목에 옛 주막은 지금도 길손들을 맞아 분주하다
철원을 머리에 이고
다릿장갱이 받쳐 선 거제, 먼 길도 아닌 지척이라
근대사를 견인하는 푸른 정맥 되었더라
지금도 수혈을 위해 찾는 죽령의 고즈넉함이 영남의 관문답다.
두향의 수절도 넘지 못한 죽령
시인의 필설로 돌아보는 초겨울 어느 날
소백산 비로봉엔 흰 억새 흐드러져
눈 덮인 연화봉 국망봉을 껴안고 한 세대를 마무리하자 하는데
여전히 고향의 피가 흐르는 5번 국도
풍기서 내릴까. 영주에서 내릴까를 주저해야 하는 부석 가는 길
휘영청 밝은 달밤이면 혼자 걷기에 너무나 애틋했던 그 길
수많은 사연이 오갔기에 길이 난 5번 국도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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