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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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새벽에 오신 손님-내 눈을 열어 보이시다/시 장지원

노파 2023. 1. 16. 04:40

 

새벽에 오신 손님

-내 눈을 열어 보이시다

장지원

 

 

첫눈이 내리는 날

이른 새벽

언약이나 한 듯이

오신 손님

새벽길을 걷자 하신다.

 

내 따라나서는 길

가족 묘지를 지나

공원묘지를 걷는데

긴 세월 지칠 대로 지쳤으리라

새벽잠에 빠진 듯 사계가 고요하다

 

손님은 내게 이르시길

그대처럼 이들도 내 피 값으로 샀다. 하시더라.

 

눈 위에 발자국도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새벽 손님

약속대로 세상의 긴 잠 깨우려 다시 오실 게다

 

2022.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