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오신 손님
-내 눈을 열어 보이시다
장지원
첫눈이 내리는 날
이른 새벽
언약이나 한 듯이
오신 손님
새벽길을 걷자 하신다.
내 따라나서는 길
가족 묘지를 지나
공원묘지를 걷는데
긴 세월 지칠 대로 지쳤으리라
새벽잠에 빠진 듯 사계가 고요하다
손님은 내게 이르시길
그대처럼 이들도 내 피 값으로 샀다. 하시더라.
눈 위에 발자국도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새벽 손님
약속대로 세상의 긴 잠 깨우려 다시 오실 게다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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