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리의 겨울 이야기
장지원
무이리[봉평]는 온통 눈 세상이다
살가죽 뺏기는 바람이 매몰차다
백두대간은 허연 몸통을 드러내 놓고 건재를 과시 한다
산촌을 지키는 자작나무, 춥지도 않은지 강단 있게 동장군을 대적한다
숨구멍도 없이 동면에 빠진 여울
저 혼자 잘났다고 찬바람을 즐기는 태기산의 바람개비
겨울악동들에게 밟힌
갈가마귀 나는 무이리의 겨울은 춥다
산사는 풍경소리에 외로움 달래다
애꿎은 목어의 낮잠 쫓으려는지
댓잎 잘라 작설차를 우린다
시인의 도락이
세월을 갈피하다
눈에 묻혀 갈증만 키워가는 겨울
오대산 월정사를 찾아 떠나는 산행
작설차 내음에
선방의 문을 두드리는 어느 날 오후
2018.1.29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월의 모란/시 노파 장지원 (0) | 2018.02.02 |
---|---|
그 소리, 들어야 하는데/시 노파 장지원 (0) | 2018.02.01 |
사랑의 세레나데/시 장지원 (0) | 2018.01.30 |
겨울밤에 피는 꽃/시 장지원/서화 박미선 (0) | 2018.01.29 |
분단의 그 세월/시 장지원 (0) | 2018.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