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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 소리, 들어야 하는데/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8. 2. 1. 06:45

그 소리, 들어야 하는데

老波 장지원

 

 

섣달

보름달이 창가를 밝힐 때

밤은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밝힌다

 

보면

누구나 눈감아 잠든 창

세상 바람은 거센데 정작 다문 입

온 누린 깊은 잠에 취해 사계가 캄캄하다

 

보니

유아 보육에 믿음이 없는 얕은 생각

벽돌같이 찍어내는 공장 같은 학교

취업의 문이 좁아 청년들의 삶의 질이 사정없이 곤두박질친다

생활이 녹녹치 않아 힘 빠지는 기성세대

시절마다 이유도 모르면서 기망당하는 노인들

인생이라고 태어났으면 사람처럼 살아야 할 텐데

갈 길이 먼 이 시절을 지켜보자

 

알 것 같다

뭐 묻은 게 뭐 묻은 개 나무란다.

뭐 눈에는 뭐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믄

죽비를 맞는 마음으로

눈꺼풀을 덮고

마음을 다듬고

맑게 울리는 풍경소리 들어봐라

세속의 온갖 소리 다 들릴 게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뛰어나가면

그대, 실패한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 되는 게다

 

2018.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