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리, 들어야 하는데
老波 장지원
섣달
보름달이 창가를 밝힐 때
밤은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밝힌다
보면
누구나 눈감아 잠든 창
세상 바람은 거센데 정작 다문 입
온 누린 깊은 잠에 취해 사계가 캄캄하다
보니
유아 보육에 믿음이 없는 얕은 생각
벽돌같이 찍어내는 공장 같은 학교
취업의 문이 좁아 청년들의 삶의 질이 사정없이 곤두박질친다
생활이 녹녹치 않아 힘 빠지는 기성세대
시절마다 이유도 모르면서 기망당하는 노인들
인생이라고 태어났으면 사람처럼 살아야 할 텐데
갈 길이 먼 이 시절을 지켜보자
알 것 같다
뭐 묻은 게 뭐 묻은 개 나무란다.
뭐 눈에는 뭐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믄
죽비를 맞는 마음으로
눈꺼풀을 덮고
마음을 다듬고
맑게 울리는 풍경소리 들어봐라
세속의 온갖 소리 다 들릴 게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뛰어나가면
그대, 실패한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 되는 게다
2018.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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