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의와 항명
장지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항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상관의 명령이 공법(公法)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것이면 굽히지 말고 꿋꿋이 자신을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하였다.
지금 세상에서도 다산의 말을 뒤엎을 사람이 없다고 본다. 역사 속의 실례를 보기로 하자.
조예(趙豫) 상소
“명나라의 조예(趙豫)가 송강부(松江府)를 맞고 있는데, 청군어사(淸軍御史) 이입(李立)이 와서 군대의 수를 늘리는 데만 몰두하여 백성들을 마구 동원하였다. 이에 조금이라도 항변하면 독하게 곤장을 치니, 인심이 크게 소란해지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천여 명이나 되었다.
또한 소금 생산을 맡은 관리가 소금 굽는 인부들을 긁어모으니 백성들에게 크게 해가 되었다. 조예는 글을 올려 이 모든 일들에 관해 적극적으로 논하여 모든 사람이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살피건대 어사나 상관의 나쁜 정사에 관해 수령이 상부에 보고하여 적극적으로 논할 수 있었으니, 명나라의 이 법은 매우 좋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체통만을 따져, 상관이 함부로 불법을 저질러도 수령이 감히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여 민생의 초 취함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박환(朴煥)의 항명
박환(朴煥)이 금구현령(金溝縣令)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청나라에서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 사람을 찾아 보내도록 요구하였는데, 조정에서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각 군 읍에 지령을 내렸다.
모든 군 읍에서는 중국 사람을 샅샅이 찾아내지 못하면 중한 견책을 받을까 두려워 수색하느라고 어수선하였다.
박환은 탄식하면서 “나는 허리에 찬 관인(官印)의 끈은 풀 수 있으나 이것만은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우리 고을에는 찾아낼 중국 사람이 없다고 보고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그 고을에 사는 중국 사람만은 무사할 수 있었다. 이 일을 보고 들은 모든 사람이 그 의리에 탄복하였다.
아론의 항명과 모세의 품서
모세가 시내 산에서 더디 내려오므로 백성들이 아론을 충돌하여 금송아지 만들었다.
“그것에게 희생을 드리며 말하기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라 하였도다.” (출32:8) 하나님께서 이 사실을 모세에게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출32:7) “그런즉 나대로 하게 하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출32:10) 한다.
“모세가 그 하나님 여호와께 구하여 가로되 여호와여 어찌하여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출 32:11) “어찌하여 애굽 사람으로 이르기를 여호와가 화를 내려 그 백성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진멸하려고 인도하여 내었다. 하게 하려 하시나이까.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화를 내리지 마옵소서(출 32:12)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주를 가리켜 그들에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나의 허락한 이 온 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출32:13)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안 사 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출32:32) 하였다.
이에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사. 말씀하신 화를 그 백성에게 내리지 아니하시니라.”(출32:14)
박환은 자신의 직임을 걸고 항명을 시도하여 선량한 백성들을 구하였고, 모세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여호와께 항명 같은 일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돌이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지 참으로 기뻐할 일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큰 종 모세에게 하신 말씀을 잘 상고하게 되길 바란다. “여호와께서 너희의 연고로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신3:26)
지도자는 적어도 백성들 앞에서 한결같아야 한다. 하나님의 법과 인간의 법 또한 자신과 형제의 생명과 같이 동일시할 때 사람들이 따른다. 이것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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