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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테마 시> 절실한 대화/장지원

노파 2024. 3. 12. 04:31

 

<테마 시> 절실한 대화

장지원

 

 

예수께서 제자들과 여리고에 이르렀을 때

허다한 무리가, 디매오의 아들 맹인 거지 바디매오와 길가에 앉았더라

 

나사렛 예수시란 말을 듣고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거늘

많은 사람이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그가 더욱 크게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는지라

 

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그를 부르라 하시니

그들이 그 맹인을 부르며 이르되 안심하고 일어나라

그가 너를 부르신다. 하매

 

맹인이 겉옷을 내버리고 뛰어 일어나 예수께 나아오거늘

예수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맹인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니

그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따르니라

 

<노트> 신약성서 마가복음 10장 46-52절을 엮은 시.

본문은 예수님이 예로부터 악명 높은 여리고 방문을 다루는 기사이다. 여리고 성은 그 이름에 걸맞지 않은 거리의 풍경도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디매오의 아들 거지 바디매오가 극적으로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는 불쌍하고 가엾은 소경 바디매오, 예수님은 그의 소원을 외면하지 않으신다. 예수님의 여리고 방문은 바디매오를 위한 아주 보편적인 의도된 일정을 소화하고 게신지도 모른다.

우린 때로 절실하지 않으면서, 간절하지도 않은 요구조건을 내걸고 투사 같이 행동해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음지의 약자들이 소외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2024.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