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장지원
긴, 장마만큼
삶을 질척이게 하는 게 있을까?
한국 전쟁이 그랬고
베트남 전이 그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렇다
한 달 장마에도 사람들은 머리를 휘두르는데
전쟁은 끝없이 피를 흘려야 하고
싸움은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다 쏟아야 끝이 나려나
장마의 시간은 견디다 보면 지나가지만
전쟁은 이겨야 내일을 누릴 수 있다
물비린내가 아닌 피비린내가
장맛비에도 씻길 줄 몰라 일상에 배어난다
긴 장마전선도 싫지만
야욕에 불타는 전쟁광이 그리는
피로 얼룩진 지도, 그 그림자조차도 싫다
이 아픔을 어떻게 헤아리면 좋을까? 신이 있어, 이 시절을 알까?
20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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