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 장사 없어
老皮
세월을 지 걸음으로 걸어가다
가랑이 찢어진 사람아
하루해 부끄러워
두꺼운 거적으로 얼굴을 가리나
세월이 가면 잊어질 사람 있고
세월이 가도 소름 돋게 사라나는 사람 있어
삐걱되는 수레바퀴 공허한 들판에 멈추어 서
왠지 잠들 수 없어, 하루 해 길기만 하여라.
나, 네 앞서 달려
지난 세월 잡을 수만 있었다면
잘린 허리 붙여도 반나절 길인데
오늘따라 오가는 바람 소리, 파란 대지를 일구리.
* 김정일(1942.2.16~2011.12.17)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 주는 의미.
201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