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빈낙도(安貧樂道)
老波
하얀 눈꽃을 밟으며
가슴에선
오싹오싹
파닥파닥
겨울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가지 끝 바람도 멈추고
겨울 속에 파랗게 솟아
열손가락 펴 다짐 하는 솔가지
작은 손 안에
하늘이 가득 앉아
무겁지 않을까 마중 나온 햇살은
사립문 열면 이 손도 빈손일 텐데
작아도 반짝일걸.
하얀 눈꽃이 밟히면
못 다한 기도가 있어
한 점 부끄럽지 않아, 한 그루 푸른 소나무되리.
201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