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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여의도의 북소리

노파 2011. 12. 15. 09:11

여의도의 북소리

老皮

 

 

지난세월 두루 뭉실 칼질한 달 띄워놓고, 얼마나 공허했으면

한 판 벌리는 사람들아, 가슴이 부끄럽지 않느냐.

오는 족족 붉히다 서산으로 지는 해, 미안하지 않는가.

하루도 제대로 울리지 않는 공허한 북소리, 여의나루 메아리치고

한강을 건널 건지 말 건지, 여유 밧게 싹틔우는 동안

민초들의 마음은 삭풍에 말라

흰 파뿌리 되어 한 백년을 속고도 또 속아 살아야 하나

무궁화 꽃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 조차 싫구나.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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