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살이
老波
입동(立冬)은 소설(小雪)을 데려다 놓고 던지는 말
낡은 불목 검붉은 피똥을 싸더니 잉걸불 토해놓고 변비 걸린 굴뚝
한 소쿠리 검불보다 한 아름 쫄가리가 낳고, 한단 쫄가리보다 한 아름 장작이 좋다. 누가 뭐래도 군불아궁이는 다 안다.
입을 덥힐 땐 건 불을 떼고
허리 지질 땐 장작을 집히는 것
추위를 다스리는 삶의 이야기다.
허름한 초가 아래 연로하신 부모님 부엌에 땔감은 넉넉한지
독에 밥 지을 쌀은 있는지.
몇 밤 나면 소설(小雪)이 대설(大雪)을 끌고 와 한바탕 퍼부을 텐데, 소통의 작은 길은 누가 낼꼬.
우리네 인생사에 시름만 깊어 간다.
2011.11.23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슬이 되고프다. (0) | 2011.12.05 |
---|---|
아이다의 밤 (0) | 2011.11.30 |
11월의 마지막 휴일 (0) | 2011.11.28 |
시인이 보는 천국 가는 표 (0) | 2011.11.27 |
설국의 하루 (0) | 2011.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