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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겨우살이

노파 2011. 11. 29. 09:50

겨우살이

老波

 

 

입동(立冬)은 소설(小雪)을 데려다 놓고 던지는 말

낡은 불목 검붉은 피똥을 싸더니 잉걸불 토해놓고 변비 걸린 굴뚝

한 소쿠리 검불보다 한 아름 쫄가리가 낳고, 한단 쫄가리보다 한 아름 장작이 좋다. 누가 뭐래도 군불아궁이는 다 안다.

입을 덥힐 땐 건 불을 떼고

허리 지질 땐 장작을 집히는 것

추위를 다스리는 삶의 이야기다.

허름한 초가 아래 연로하신 부모님 부엌에 땔감은 넉넉한지

독에 밥 지을 쌀은 있는지.

몇 밤 나면 소설(小雪)이 대설(大雪)을 끌고 와 한바탕 퍼부을 텐데, 소통의 작은 길은 누가 낼꼬.

우리네 인생사에 시름만 깊어 간다.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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