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보는 연필심
老波
2011년11월22일 오후3시5분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에 경호권이 발동되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다.
경위들이 의장석을 경호하자 정의화 부의장은 의장석에 자리를 한다.
한미 FTA 비준 안이 의장 직권으로 상정되고 초일기의 긴장감이 돈다.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 의원은 비준을 위한 일째 돌격 버튼을 누른다.
순식간의 의사당은 일전을 위한 전장터로 바뀐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휘봉을 잡고 진격의 명령을 내린다.
뒤 늦게 단상으로 허겁지겁 몰려오는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 ‘우리가 속았다.’통분의 심정으로 의장석을 향해 육탄전을 펼친다.
이때가 22일 오후 15분경 절대 다수에 밀리는 전운은 비준을 내어주고 만다.
재적의원 295명 중 170명이 표결에 참석했고, 찬성 151명, 반대 7명(자유선진당 6명, 창조한국당 1명), 기권 12명으로 비준 안은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일련의 사고가 있었다. 흔히 있는 의원들의 몸싸움이 아닌 민노당 김선동의원의 최루탄 발사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흰 최루가루가 단상주위에 자욱하고 고성과 입에 담지 못할 언쟁이 회의장을 곡예처럼 날아다니고 있었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자기 발밑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김 의원은 연기를 다 마시면서 단상을 붙잡고 꼿꼿하게 서 있었다. 한마디로 ‘자폭’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몸싸움은 몰라도 최루탄은 좀 심했다. 며 의원들의 씁쓸한 속내를 들어 내 주었다.
또 한 자유선진당 류근찬의원은 ‘김선동 독하더라.‘
김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1966년9월22일 당시 한국독립당 김두한 의원의 인분(人糞) 투척 사건 이후 최악의 본회의장 테러라는 게 국민들이 보는 시선이다.
인분과 최루탄 동일성의 의도라 보지만, 쏘맨쉽과 살상의 위협을 가하는 화학무기의 구별은 가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말이다.
김선동 의원은 지난 4월27일 치러진 전남 순천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어쩌면 아직 의정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시기임은 삼척동자도 같은 생각일 게다.
지난 일 같지만 우리의 최고 입법 기관의 모습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주경야독’하여서라도 지도자의 자질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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