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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심

삿갓 쓰고 가는 길

노파 2011. 11. 20. 12:37

삿갓 쓰고 가는 길

老波

 

 

 

 

한 방울의 이슬을 붓 끝에 찍어 한 자를 쓰라하면 심(心) 자를 쓰고 시인은 삿갓을 쓰고 한 방울의 이슬을 또 찾아 외로운 길을 나선다.

 

도시의 빌딩 숲을 지나는 삿갓 아래 매캐한 냄새만이 바람에 날릴 뿐 동공을 적시지 못 하는 가슴에 안질이 돋는다.

 

산사(山寺) 낙수받이에 안구 받쳐놓고 떨어지는 한 방울에 붓심을 굴려 한 자를 더 쓴다면 세(洗)자를 쓰리 시인의 필체가 중생의 마음을 씻을 수 있다면 내 가는 길을 어찌 마다 하리/

 

 

<연필심>세상도 싫고, 너도 싫고, 나도 싫어 한 번 쓴 삿갓 나들나들 헤어저 바람을 타는 구나.

오늘은 이 시를 끄집어내 놓고, 빠른 세월의 허리끈을 질끈 다잡아 묶어 본다.

 

201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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