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보는 전(錢)의 전쟁
老波
하늘도 겨울에는 전쟁을 금하고 있습니다.
어진 군주도 겨울 전쟁은 가급적 피하고 백성들을 염려 한다고 하였습니다.
요즘 날씨 같아 국민들은 연료비 피복비 벌어먹고 살기에 하늘이 도운다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노점상 할머니에게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뿌리 깊은 나무 같이 국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저인망 어선처럼 끌어주고 때로는 몰아주는 그런 정치인이나 민중의 운동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조선의 깊은 토양과 풍토가 척박하게 뒤바뀐 현실을 되돌려 놓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를 시인의 가슴으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말로 하는 정치, 입으로 하는 정치는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아 순진한 국민들을 희롱하게 되는 것입니다.
영문도 모르고 이유도 없이 짐을 지고 시련을 헤쳐 나가야 하는 반복의 연속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늘 그래 왔기 때문입니다. 두 번은 속아도 세 번은 속지 않은 기질이 백두대간에 흐르고 있음입니다.
님들의
깊은 가슴에 일렁이는 푸른 심해, 그 밑바닥에서 힘차게 솟아나는 용천은, 생명의 핵과도 같은 것입니다.
<시인이 보는 전(錢)의 전쟁>
전(錢)의 전쟁은 인간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다.
‘사흘 굶으면 담 넘지 않는 사람 없다.’
옛 부족 사회는 식량을 얻기 위한 싸움이 삶의 일상이었다.
백성이 불어나면 비옥한 토지를 확보 하는 정치적 전쟁은 군주의 책무이기도 하다.
땅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방편은 성을 쌓고, 군대를 요새화 하는데 수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서 고단한 백성들은 흙에서 뒹굴다 바람같이 사라진다.
민심은 정략적 해 법으로, 군대를 전술적으로 움직여 전쟁을 위한 전쟁을 일으킨다.
회유와 협상 그리고 이어지는 기습과 선전포고, 모두가 피아(彼我)의 입안의 밥술을 빼앗기 위한 전술이다.
밀리고 쫓기는 전장(戰場)에서도 한 덩이 주먹밥을 먹는 시각만큼은 전투를 피한다.
군주는 승리한 아군의 병사들에게 노획한 군량(軍糧)을 나누어 지친 심신(心身)을 달래 준다.
피에 젖은 곡식자루를 어깨에 메고 가족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절름거리는 남정네 걸음걸이가 온전할 리 없다.
그 날 밤 온 집안, 온 동리가 초상(初喪)집이다.
살아 와서 울고, 부상해 아픈 몸뚱이를 붙들고 울고, 죽어 돌아오지 못 한 가족은 유품을 꺼내놓고 통곡 하는 비통한 눈물은 밤새 이어진다.
아침 굴뚝에 연기가 오르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초막 아래, 창호지 문틈 사이로 발을 들이미는 햇살, 하늘은 참으로 무심하기만 하다.
식구가 배불리 밥 먹는 아침 시각,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모르겠다.
전(錢)의 전쟁은 간사한 입이 있는 한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세기(世紀)를 지나면서도 밀알을 세어 가는 손이 무섭다.
20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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