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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심

가슴을 비워 우주를 품어라

노파 2011. 11. 15. 08:14

 

2011년11월14일 월 맑음

가슴을 비워 우주를 품어라

 

아무리 애써도 큰사랑은 그려내기조차 버거울 때가 있다.

살다보면 생각도 못 미치고, 붓 끝에 이슬조차 말라 눈알이 뻑뻑할 때가 있지요.

시인은 공허한 하루를 보내며 애꿎게 시간을 닦달하게 된다.

모든 현상이 모순 같고, 모든 길이 미로 같아 삶 자체가 혼돈스러울 때가 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세상 욕심과 깨뜨리지 못하는 자아가 있어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주의 티끌이 되느니, 거꾸로 우주를 보듬을 수 있게 가슴을 비워 보는 게 시인의 생각이다.

우주 생성의 비밀과 그 생명을 찾아 떠나는 시간만큼은 적극적이고도 진지할 수 있다

땅속 깊이 박고 있는 뿌리를 볼 수 있는 눈은 나무와 함께하는 세월이 말하듯, 이를 보지 못하는 삯군의 눈일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하루

하늘과 땅의 조화와 이치를 되새길 수 있는 믿음이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아 야속하기조차 하다.

 

시인은 하나님의 사랑을 글로 옮기다 머리를 깨는 아픔으로 세기(世紀)의 첨병(尖兵)이 된다.

글 벗 인생 밤에는 불나방 낮에는 불사조 삶을 쪼개 자비의 밑그림 그릴 때

바람은 몸집을 불리다, 몰아치고 큰물도 눈앞에서 흘러 가 모순처럼 굴러가는 얼굴 없는 자연의 소리, 어떻게 옮길 수 없어 나덜한 가슴

아골 골짜기, 붉은 노을이 질 때 내 잔에 넘치는 갈보리 언덕의 주님 관자노리 다 썩어 백골이 된 나무십자가 이를 복원하기에 시인의 손이 바쁘다.

 

<시인의 손/老波 장지원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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