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루가 특별하다
장지원
하루하루의 간조한 퇴적물
세월에 널어 말리니
미라가 되는 날
하루의 의미를 되새김질해 본다
거칠게 쌓인 층층의 시간
그 사이사이로 바람이 드나들었고
숨통에는 맥이 뛰고
오가는 계절을 받쳐주는 나목의 나이테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일력을 찢듯
하루를 버려 비우면
또 하루가 주어지더라
낙엽처럼 쌓여가는 날들
흉하지 않은 사표師表가
추하지 않은 토양土壤이 되길 기도하는
이 하루가 나에겐 특별하다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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