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한 모래성
장지원
많은 날을
장성처럼 쌓아 올려도
허약한 모래성
파도에 실려 먼바다로 떠내려가
알알이 해어져
헤아릴 수도 없이 나들나들하게
삶이 힘들 때
물세의 날개가 되어
시절을 탓하는 것만은 아닐 테다
태고의 바다가 토해놓은 말 없이 누운 사구
해송의 가지 사이로 쏟아내는 별들의 이야기
밤을 새우려는지
삶의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간
모래알이 되어 다시 파도에 몸을 던진다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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