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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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허약한 모래성/시 장지원

노파 2023. 12. 25. 03:16

 

허약한 모래성

장지원

 

 

많은 날을

장성처럼 쌓아 올려도

허약한 모래성

파도에 실려 먼바다로 떠내려가

알알이 해어져

헤아릴 수도 없이 나들나들하게

삶이 힘들 때

물세의 날개가 되어

시절을 탓하는 것만은 아닐 테다

태고의 바다가 토해놓은 말 없이 누운 사구

해송의 가지 사이로 쏟아내는 별들의 이야기

밤을 새우려는지

삶의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간

모래알이 되어 다시 파도에 몸을 던진다

 

202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