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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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가을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3. 12. 1. 04:40

 

가을 이야기

장지원

 

 

호젓이 걷는 가을 산

 

질리게도 검푸르더니

젖꼭지부터 말라

하나둘 떨어내는 어미의 품

각자의 색깔로 떠나는 걸음이 고요히 아름답다

 

품이 깊어 더 짙게 물드나

 

미동도 안 하더니 수채화로 옷 갈아입어

 

나뭇가지 사이에서 담담히 풀어가는 가을 이야기

 

빈 가슴에도 가을의 깊음이 차오른다

 

202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