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11월
장지원
치열했던 날들을 팽개치고
슬쩍 꼬리를 감추려는 계묘년 11월
쫓고 쫓기던 시간
밀고 당기다 1년을 통째 밀어 던지고 떠나려 한다
냉정히 파헤쳐 보면 들을 이야기 있겠지
주어진 시간을 다 쓰고
야금야금 겨울까지 빼앗아 쓰고
훌쩍 담 넘어가려는 11월
세월의 뒤안길에서 엥겔계수를 맞출세라
뒤돌아보지 않고 달아나겠지
공과금 내고, 이자 갚고, 카드 빚 갚으면 남는 게 없어
있는 대로 살아야 하는 12월
인정사정없이 달아나는 11월의 잔인함
1년 간두에 서서
계묘년 11월을 보내줘야 하나?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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