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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스산한 휴일/시 장지원

노파 2023. 11. 2. 04:00

 

스산한 휴일

장지원

 

 

가을 입새에서

비로봉을 물들이는 단풍을 보고 있으면

솔기를 파고드는 차가운 기운

 

스산한 길을 나선다

월정사를 들러 삶의 짐 내려놓고

오대산을 오르는 길

그래도 무거우면

상원사를 들렀다. 가라는데

비로봉 오르는 길섶

들국화 곱게 피어 스산한 가을

비로봉에 바람 불면

상원과 월정이 서둘러 겨울을 맞겠지

 

계절이 오가는 길목에서

이런저런 생각할 때

가을은 뭐가 그리 바쁜지

하루해 지평선에 묻고 달려가더라

 

202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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