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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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모래시계 24/시 장지원

노파 2023. 11. 3. 04:40

 

모래시계 24

장지원

 

 

하루의 시작점에서

안개를 걷어내듯

억겁의 어둠을 걷어내는 여명

시작과 끝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처럼

눈앞에 떨어지는 하루

때에 따라 길고도 짧은 시간

그림자도 없이

투명 인간처럼

시공을 넘나들며 사는 사람

맛도 없이

멋도 없이

재미도 없이 살다

누구도 흠잡을 때 없는 공간으로 이동

자신의 색깔을 어둠에 묻어야 하는 시간

어둠 가운데서

누군가 모래시계를 돌려세워 줘야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

삶이란, 자의로만 되는 게 아닌, 신의 영역

 

2023.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