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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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폭우-목격담/시 장지원

노파 2023. 10. 4. 04:40

 

폭우-목격담

장지원

 

 

며칠째 폭염이 사람들의 기를 빼더니

폭우를 들이밀고 물러설 모양이다

극과 극의 조화, 스스럼없이 인간의 기를 꺾지 못해서 안달이다

모든 원인에서 비롯된 일련의 현상

자연이 인간의 나약함을 들고 치는 데는 불가항력이다

 

자동차의 브러시를 최고속도로 올려도 앞이 안 보인다

앞서가던 차가 서행을 하더니 멈춰 선다

배수가 안 되는 도로에 빗물이 차오른다

하수관로가 역류한다

202308231750경 불과 20분 안에 벌어진 평창 봉평 흥정리 일대 상황이다

 

폭염에 지친 삶

폭우 앞에 또 한 번 무너지는 인간의 나약함

노아 홍수가 그랬으리라

재앙을 의식한다는 게, 무섭고 두렵다

지구의 종말도 이렇게 다가온다

 

작가의 연필도 미未 작作을 남기고 손에서 떨어지겠지

 

2023.8.24